배영 호흡법 (음성부력, 코로 내쉬기, 타이밍)

배영호흡법

솔직히 저는 배영이 쉬운 영법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얼굴이 물 밖에 나와 있으니까요. 근데 막상 물에 들어가 보니 코로 물이 쏟아져 들어오는 순간, 그 매운 느낌에 패닉이 왔습니다. 호흡이 문제가 아니라 몸이 가라앉는 것도 문제였습니다. 마른 체형에 근육이 있는 편이라 다른 사람들보다 뜨기가 훨씬 힘들었고, 그때서야 배영 호흡이 단순히 “얼굴 들고 숨쉬기”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습니다.

음성부력, 뜨기 어려운 몸이 있다는 걸 몰랐습니다

배영을 처음 배울 때 코치님이 “몸에 힘을 빼야 뜬다”고 반복해서 말씀하셨습니다. 그런데 저는 아무리 힘을 빼려 해도 몸이 자꾸 가라앉았습니다. 처음에는 제가 긴장을 너무 많이 하는 줄만 알았는데, 나중에야 음성부력(negative buoyancy) 때문이라는 걸 알았습니다. 음성부력이란 몸의 밀도가 물보다 높아서 자연적으로 가라앉으려는 성질을 말합니다. 반대 개념인 양성부력(positive buoyancy)은 지방 조직이 상대적으로 많은 사람에게 나타나고, 이런 분들은 힘을 빼면 자연스럽게 수면에 뜹니다.

문제는 저처럼 마른 체형에 근육이 있는 사람입니다. 근육과 뼈는 지방보다 밀도가 높습니다. 특히 골밀도(bone density)가 높을수록 몸 전체의 평균 밀도가 물에 가까워지거나 초과하게 됩니다. 골밀도란 뼈 안에 칼슘 등 무기질이 얼마나 채워져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높을수록 뼈가 무겁고 단단하다는 의미입니다. 미국스포츠의학회(ACSM)에 따르면 근육량이 높은 운동인일수록 체지방률이 낮아 수중에서 부력이 약하게 작용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나는 왜 이렇게 뜨기가 힘들지?”라고 느끼는 분들, 혹시 마른 체형에 운동을 좀 하신 분이라면 본인 몸의 특성 때문일 가능성이 큽니다. 힘을 못 빼서가 아닙니다. 이걸 미리 알았다면 그 수많은 “왜 나만 못 뜨지?”의 자책 시간을 줄일 수 있었을 텐데, 지금도 조금 아쉽습니다.

코로 내쉬기, 이게 핵심인데 아무도 제대로 안 알려줬습니다

배영 강습생들이 가장 많이 호소하는 고충이 하나 있습니다. “코에 물이 들어와서 너무 매워요.” 저도 초반에 똑같았습니다. 얼굴이 물 위에 있는데 왜 코로 물이 들어오는지 이해가 안 됐습니다. 알고 보니 호흡 방식 자체가 잘못된 거였습니다.

배영에서 올바른 호흡법은 입으로 들이마시고, 코로 천천히 내뱉는 것입니다. 코로 공기를 조금씩 내보내면 코 안에 양압(positive pressure)이 형성됩니다. 양압이란 외부 압력보다 내부 압력이 높은 상태로, 이 상태에서는 외부의 물이 코 안으로 밀고 들어올 수 없습니다. 반대로 코로 아무것도 내쉬지 않거나 입으로만 숨을 다 처리하려 하면, 코 안이 음압(negative pressure) 상태가 되어 물이 빨려 들어오게 됩니다.

저도 처음에는 입으로만 숨을 쉬려고 했습니다. 그랬더니 코가 완전히 무방비 상태가 되어서, 물이 조금이라도 얼굴에 튀면 바로 코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입으로 마시고 코로 뱉기를 의식적으로 연습한 뒤에야 그 매운 느낌이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 연습은 물 밖에서도 할 수 있습니다. 벽을 보고 서서 입으로 크게 들이마시고, 코로 “쭈욱” 소리가 날 정도로 천천히 내뱉는 연습을 반복하면 물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됩니다.

배영 호흡에서 흔히 “팔을 돌릴 때 호흡하라”고 알려져 있지만, 저는 이 방식만으로는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팔 타이밍뿐 아니라 발차기 리듬과도 맞춰봐야 본인에게 맞는 패턴이 나옵니다. 남이 알려주는 타이밍이 내 몸과 안 맞을 수도 있습니다. 이건 직접 시행착오를 거쳐야 찾을 수 있는 영역입니다.

호흡 타이밍, 남의 것을 따라 해봤더니 오히려 더 힘들었습니다

배영 호흡 타이밍에 대해 다양한 설명이 있습니다. 팔이 물에서 나올 때 마시고 들어갈 때 내쉰다, 발차기 6박자에 맞춰 호흡한다 등등. 저는 처음에 이 모든 걸 머릿속에 집어넣고 수영하려 했습니다.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생각이 많아지니 몸이 더 굳었고, 호흡 타이밍을 맞추려다 팔 동작이 흐트러졌습니다.

스트로크 사이클(stroke cycle)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배영에서 양팔이 한 번씩 돌아 제자리로 돌아오는 한 주기를 의미합니다. 이 한 사이클 안에서 호흡을 언제 마시고 언제 내쉬는지를 고정시켜야 리듬이 생깁니다. 그런데 이 사이클의 속도와 박자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팔 길이, 어깨 유연성, 발차기 세기에 따라 자연스러운 스트로크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해보면서 발견한 것은, 억지로 특정 타이밍에 맞추려 하면 호흡이 얕아진다는 점입니다. 얕은 호흡이 반복되면 산소 부족으로 금세 지치게 됩니다. 오히려 먼저 발차기 리듬을 고정하고, 그 리듬에 맞춰 자연스럽게 숨이 나오는 타이밍을 찾았을 때 훨씬 오래 편하게 수영할 수 있었습니다. 이건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른 이야기인데, 처음부터 팔에 집중하는 것보다 발차기 안정화가 먼저라는 겁니다.

Swimming World Magazine에서도 수영 호흡에 대해 “호흡은 기술이 아니라 습관”이라고 표현합니다. 반복 훈련을 통해 몸이 무의식적으로 호흡 타이밍을 인식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는 겁니다. 저도 이 말에 완전히 동의합니다. 의식적으로 맞추려 할 때가 가장 힘들었고, 몸이 알아서 하게 두기 시작하면서 호흡이 훨씬 자연스러워졌습니다.

배영 호흡 연습, 이 순서대로 해보십시오

배영 호흡이 어렵게 느껴지는 이유는 모든 것을 한 번에 잡으려 하기 때문입니다. 팔, 다리, 호흡, 자세를 동시에 신경 쓰다 보면 정작 어떤 것도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저는 분리 훈련(isolation training)을 권합니다. 분리 훈련이란 복합적인 동작에서 특정 요소 하나만 분리해서 집중적으로 반복하는 방법입니다.

제가 실제로 효과를 봤던 배영 호흡 단계별 연습 순서는 다음과 같습니다.

  1. 물 밖에서 코내쉬기 연습: 서 있는 상태에서 입으로 크게 들이마시고 코로 천천히 내뱉는 것을 최소 10회 반복합니다. 이 동작이 몸에 익어야 물속에서도 자동으로 나옵니다.
  2. 킥(kick) 안정화: 킥보드를 잡고 등을 물에 댄 채로 발차기만 합니다. 이때 호흡은 신경 쓰지 말고 발차기 리듬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데 집중합니다.
  3. 킥 + 호흡 결합: 발차기 리듬이 안정되면 그 위에 코내쉬기 타이밍을 얹습니다. 발차기 2~3박자에 한 번씩 코로 내쉬는 타이밍을 찾습니다.
  4. 팔 동작 추가: 호흡과 발차기가 어느 정도 자동화되면 그때 팔 스트로크를 추가합니다. 처음에는 한 팔씩만 돌려보며 호흡이 깨지는지 확인합니다.
  5. 전체 통합: 팔, 발, 호흡이 각각 안정되면 자연스럽게 통합 수영을 시도합니다. 처음에는 25미터 한 번에 완주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이 순서대로 하지 않고 처음부터 전체를 통합해서 연습하면 오히려 나쁜 습관이 몸에 굳어버립니다. 코에 물이 들어오는 상황이 반복되면 공포 반사(panic reflex)가 생겨서 물에 대한 거부감이 커질 수 있습니다. 공포 반사란 예상치 못한 자극에 몸이 자동으로 긴장하고 움츠러드는 반응으로, 이 상태에서는 아무리 좋은 기술을 알아도 몸이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몸이 물을 두려워하지 않도록 천천히 단계를 밟는 것, 그게 결국 가장 빠른 길이었습니다. 제가 처음 배영을 시작했을 때로 돌아간다면, 이 순서대로 했을 겁니다.

배영 호흡은 생각보다 복잡한 기술입니다. 음성부력으로 뜨기 어려운 체형이라면 더 오래 걸릴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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