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 수영복 추천 (입문 브랜드, 탄탄이 원단, 사이즈 선택)

수영 강습을 처음 등록할 때 수영복에 돈을 쓰는 게 맞을까요? 저는 7년 전 수영복이 뭔지도 모른 채 인터넷에서 수모, 수경, 수영복이 세트로 묶인 3~4만 원짜리 패키지를 그냥 질렀습니다. 아레나 5부 수영복이 들어 있었는데, 지금 돌아보면 그게 틀린 선택은 아니었습니다. 초보일 땐 장비보다 물에 적응하는 게 먼저니까요.

처음엔 수영복보다 강습이 먼저였습니다

수영 입문자라면 수영복 브랜드를 잘 골라야 실력도 는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저도 처음에 그랬습니다. 근데 막상 물에 들어가면 수영복이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발차기 자세 잡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이 꽉 찹니다. 그래서 처음 선택한 아레나 패키지는 지금 생각해도 현명한 출발이었습니다.

초보자용 패키지 수영복은 대부분 폴리우레탄(PU, polyurethane) 계열 혼방 원단으로 만들어집니다. 폴리우레탄이란 고무처럼 늘어나는 합성 소재로, 수영복에 탄성을 부여해 입고 벗기가 편하게 만들어 주는 역할을 합니다. 처음 수영복을 입어보는 분들이 느끼는 그 편안한 착용감이 바로 이 소재 덕분입니다.

수영에 재미가 붙고 나서야 비로소 장비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6개월쯤 지났을 때 처음으로 배럴 수영복을 따로 구매했고, 그 뒤로 센티, 랠리, 펑키트렁크, 아레나를 차례로 사봤습니다. 지금은 수영복이 17벌입니다. 솔직히 이렇게까지 살 필요는 없었는데 수영복 자체가 동기부여가 된다는 걸 그때는 몰랐습니다.

일반적으로 입문자에게는 국내 브랜드인 랠리, 후그, 배럴이 많이 추천됩니다. 한국인 체형에 맞춰 설계되어 허벅지 끼임이나 Y존 불편함이 적다는 이유에서입니다. 실제로 제가 해외 브랜드를 먼저 샀을 때 허벅지 살이 집히는 문제로 입을 때마다 고생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국내 브랜드로 시작하는 쪽이 현실적으로 편합니다.

탄탄이 원단, 정말 초보자한테도 맞을까요

탄탄이라는 말을 수영복 검색하다 보면 한 번쯤 마주치게 됩니다. 내염소성(耐鹽素性, chlorine resistance) 원단을 가리키는 말로, 폴리에스테르 100%로 짜인 이 소재는 수영장 소독에 쓰이는 염소 성분에 분해되지 않도록 특수 처리된 원단입니다. 쉽게 말해 락스에 안 삭는 수영복이라고 보면 됩니다.

일반적으로 탄탄이는 숙련자용이고 초보자는 스판 혼방으로 시작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근데 제 경험상 이건 절반만 맞습니다. 스판 혼방 수영복은 입고 벗기가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수영장 물의 염소 때문에 3~4개월이면 원단이 늘어지고 색도 빠집니다. 처음 수영복을 아꼈던 분들이라면 이 빠른 노화가 꽤 허탈하게 느껴질 겁니다.

반면 탄탄이 수영복은 처음에 입을 때 신축성이 거의 없어서 엉덩이 부분에서 한참 씨름해야 합니다. 저도 처음 펑키트렁크 탄탄이를 샀을 때 5분 동안 입다가 포기할 뻔했습니다. 근데 한 번 입고 나면 물에서 딱 붙어 있어서 수영 동작에 방해가 없고, 1년 넘게 매일 입어도 처음 산 상태 그대로입니다.

지금 제가 주로 입는 것은 펑키트렁크, 센티, 풀타임 브랜드의 숏사각(short square cut) 탄탄이입니다. 숏사각이란 일반 사각수영복보다 좀 더 짧고 삼각수영복보다는 조금 더 긴 디자인으로, 발차기 시 고관절 가동 범위를 최대한 확보할 수 있어 훈련 효율이 높습니다. 4년 차 정도가 되고 나서야 이 핏이 수영할 때 얼마나 편한지 제대로 체감했습니다.

수영복 소재별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스판 혼방(폴리에스테르+폴리우레탄): 신축성이 좋아 입고 벗기 편하나 염소에 약해 3~4개월 후 원단 열화 시작
  2. 탄탄이(폴리에스테르 100%): 내염소성이 뛰어나 1년 이상 형태 유지, 단 신축성이 낮아 착용 시 적응 필요
  3. 경기용 레이서백 소재(폴리아미드계): 항력 감소를 극대화한 선수용 원단으로 가격대가 높고 일상 강습용으로는 내구성이 오히려 낮음

레이서백(racerback)이란 등 부분을 최소화해 물의 저항을 줄이도록 설계된 수영복 구조를 말하는데, 주로 선수용 경기복에 쓰이는 개념입니다. 일반 강습 수영복과는 용도가 다르니 입문 단계에서 혼동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이즈와 핏, 이것만 알면 실패 없습니다

수영복 사이즈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평소 바지 사이즈 기준으로 고르는 겁니다. 30인치를 입는다고 L 사이즈를 구매하면 물속에서 허리 뒤가 붕 뜨고 턴 동작에서 물이 쏟아져 들어옵니다. 수영복 원단은 수분을 머금으면 약간 팽창하는 흡수 팽창(hygroscopic expansion) 특성이 있습니다. 이 특성 때문에 건식 상태에서 딱 맞다고 느끼는 사이즈는 물에 들어가면 한 치수 큰 것처럼 헐렁해집니다.

그래서 ‘이게 들어간다고?’ 싶을 정도로 작은 사이즈를 선택해야 강습 중 흘러내리는 불상사를 막을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처음에 딱 맞다고 산 수영복이 물에서 계속 흘러내려 결국 다시 사이즈를 내려서 구매한 경험이 있습니다. 예상보다 한 치수 작게 가는 것이 정답입니다.

디자인은 5부, 사각, 숏사각, 삼각으로 나뉩니다. 요즘 실내 수영장에서 5부 반바지 타입은 보기 드문 편입니다. 발차기할 때 허벅지를 조이는 원단이 고관절 가동 범위를 제한하기 때문입니다. 제 경험상 처음엔 허벅지 노출이 낯설게 느껴질 수 있지만, 수영장에서 다들 자기 레인 앞만 보고 있어서 옆 사람 수영복을 신경 쓸 여유가 없습니다.

브랜드별 가격대를 보면, 랠리와 후그, 배럴이 3~5만 원 선으로 입문 부담이 적고, 아레나는 4~7만 원 선으로 단정한 기본기를 원하는 분들에게 맞습니다. 펑키트렁크나 센티, 풀타임은 7~9만 원대로 가격이 올라가지만, 탄탄이 기준으로 2~3년을 거뜬히 버티니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비용 효율이 높습니다. 수영복을 17벌 사모은 저로서는 처음부터 좋은 탄탄이 한두 벌 사서 돌려 입는 게 훨씬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수영복은 사실 운동복이라기보다 매일 입는 일상 옷처럼 생각하는 게 마음 편합니다. 탄탄이가 무조건 정답이라는 건 아니고, 본인 몸에 잘 맞는 원단과 핏을 찾으면 됩니다. 처음 입문할 때는 패키지로 시작해서 수영 자체에 집중하고, 어느 정도 감이 생기면 그때 탄탄이 숏사각으로 넘어오는 것이 자연스러운 수순입니다. 수영이라는 운동으로 건강을 챙기고, 마음에 드는 수영복으로 기분까지 챙기면 그게 가장 좋은 선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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